SI는 정년 보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년을 보장한다는 뜻이 공무원처럼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은퇴할 때까지 국가가 책임져 준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요새는 일반 사기업도 이런 경우는 잘 없죠.
다만 본인이 하고 싶은 의지만 있다면 정년, 혹은 정년을 넘어서도 일을 하는 것은 문제 없어 보입니다. SI는 만성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일할 수 있는 인력은 적으니까요.
10여년 전에는 개발자의 정년은 40세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았었습니다. 그 당시를 회상해보면, 실제로 40세가 넘은 개발자가 별로 없었습니다. 개발자가 별로 없던 시기라 1세대 DOS 시절의 개발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40세를 안 넘었었거든요.
그 당시에 있었던 논리 중에는 프로젝트를 발주하거나 시키는 입장에서 나이가 너무 많으면 싫어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니 지금 "갑" 사의 발주 인원도 나이가 많아졌고, 개발 PM들의 연령대도 올라갔습니다.
지금 프로젝트의 관리자 역할을 맡고 계시는 분들은 보통 아무리 적게 봐 줘도 40대 초반, 보통 40대 중후반대, 심심치 않게 50대까지도 있습니다.
이분들도 아직 한참 동안 일을 하실 나이기 때문에 저희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그분들보다 나이가 많아지지는 않으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이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먹으니까요.
지금 SI 현장에 와 보면, 머리가 하얗고 아무리 좋게 봐줘도 50대는 되어 보이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노약자 우대 같은 게 아닙니다. 이분들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올린 개발 노하우가 아직도 현장에는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40대에서 개발자를 그만두는 이유 중 하나는 체력적인 문제가 더 많아 보입니다.
확실히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젊었을 때의 체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자기관리가 중요해진 시대가 되었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2018년 7월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제 주 52시간 이상은 근무를 시킬 수가 없습니다. 물론 업계는 고효율을 위해서 특례업종 지정이나 선택적 근무제 등의 대안을 내놓고는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주 52시간, 즉 1일 8시간 + 주말 1일 6시간 이상은 업무가 불가능합니다.
이제 월화수목금금금은 불법을 저지르는 감수를 하면서 진행해야 하므로 SI의 근무 여건은 많이 좋아지고 있는 편입니다.
같은 금액을 지급하고 훨씬 더 일을 많이 시킬 수 있었던 시절은 끝났으니 같은 업무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해야 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급여가 내려가거나 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어차피 뭔가는 만들어야 하니 개발자는 필요하고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에서는 개발자가 사업자보다 협상의 우위에 있게 됩니다.
환경이 좋아지는 만큼 사람이 더 필요한 환경에서 정년을 유지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