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가 비었다.

아침에 출근해 보니 건너편 자리에 있던 사람 책상이 비워져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혼나던 사람이었습니다. 속도가 늦다고,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고, 때로는 특별한 이유 없이 그저 밉보인 사람 마냥 하루에 몇번이고 잔소리를 듣는 게 일상이었던 사람.

계약 기간이 만료된 걸까? 보통 계약 기간은 월 단위로 끊기 때문에 월말이 아닌 이상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본인이 못이겨 나간 것일까요? 혹은 누군가가 철수를 명령한 걸까요?

자세한 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저 또한 언제든지 일하던 자리를 정리하고 나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기분이 묘해집니다.
항상 나오고 싶지만, 나오면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눌러야 하는 삶.

그래도 뭐, 내 한몸 일할 곳 없으리 하는 마음을 가지고 버텨 나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QrGO4SUFZ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