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연차는 쌓였는데 실력은 없는 분들이 살아남기 위한 가이드

이 페이지는 제가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쓰여졌습니다. 응 그거 아니야..

  • 절대로 분석, 설계자로 투입되지 않습니다. 분석 설계자가 되면 실력 들통 나고 바로 계약 종료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 공식적인 관리자가 되면 안 됩니다. 관리자가 되면 개발 실력 + 협상 능력이 필요합니다. 기초가 없다면 둘 다 불가능합니다. 대신 비공식적 관리자인 것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업무를 시키는 것이 당연하다는 태도를 취하세요.
  • 가능한 말을 아끼고 카리스마 있게 행동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남들에게 내가 사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면 안 됩니다.
  • 상하 관계를 명확하게 합니다. 아무도 내 말에 거역하지 못하도록 압박합니다. 누군가가 반론을 제기하려고 하면 화를 내는 스킬도 필요합니다.
  • 착한 사람들을 평소에 눈여겨봐 두셔야 합니다. 그리고 업무가 할당되면 착한 사람들에게 업무를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이때는 비공식적 관리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다는 태도를 잊으면 안 됩니다.
  • 상급자가 오면 무언가 바쁜 척하거나 일을 시킨 사람에게 가서 일의 진척도를 물어보고 도와주는 척해야 의심을 피할 수 있습니다.
  • 누군가가 기술적인 이야기 등을 시작하려고 하면 왜 그런 얘기를 하냐고 핀잔을 주는 것도 하나의 기술입니다. 그런 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할 거냐고 당장 가서 찾아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 프로젝트를 고르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주로 공공 프로젝트를 추천해 드립니다. 공공 프로젝트는 발주자가 비 IT 인이어서 주력 분야에서는 전문가지만 IT에서의 전문적인 역량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들킬 확률이 높습니다.
  • 만약 사실은 내가 실력이 없다는 사실을 남들이 알게 되어도 아닌 척해야 합니다. 버텨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스킬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 스킬을 사용하면 답답하고 성격 급한 사람이 일을 처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 퇴사를 통보 당할 수도 있습니다. 노동부에 부당 해고로 신고하면 됩니다. 운이 좋으면 실업 급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 어쨌든 일자리가 없어졌으므로 다시 처음으로 가서 반복합니다.
  • 소문이 나면 더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분들이 꺼리는 프로젝트들은 늘 사람이 부족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지옥의 불구덩이 프로젝트도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가서 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환경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글을 심각하게 읽고 실천하려는 분이 계신다면... 경험해 보셨듯이 인생은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되새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