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있는 척

저는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큰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사실은 그다지 개발을 잘 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익명성에 기대어 고백하건데, 사실 저의 개발 실력은 그저 그렇습니다. 엄청 잘하는 수준은 아니고 그렇다고 필요한 걸 못만드는 것도 아닌 실력.
마치 동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분식점 사장님의 요리 솜씨 정도의 수준이랄까요.

그렇지만 저는 절대 이런 티를 내지 않습니다. 제가 잘하는 것이 있다면, 실은 잘 못하면서 잘하는 척 하는 겁니다. 막상 눈 앞에 닥치면 다 해낼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는 일터에서도, 집에서도 똑같습니다. 알아도 표현하지 않고, 몰라도 내색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은둔 고수같은 느낌을 주는 전략을 취하는 겁니다.
가족들은 개발의 세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저 그만두지 않고 프로젝트 기간을 채우는 것만으로도 프로페셔널의 기본은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실은 저도 잘 압니다. 진짜 자신감이 아니라 포장된 자신감은 티가 난다는 것을요. 남들이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이라는 것도 모르는 바 아닙니다. 하지만 거짓된 자신감이라도 포장을 해야 이 직업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저의 생존 전략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hryLpPRwT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