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가 힘들고 더러워서 떠나야겠다는 글을 참 많이 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힘들고 더러운 건 어디나 똑같습니다. 어딜 가도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듭니다. 사람에 치이는 것은 어딜 가도 똑같습니다. 많은 업무 분량은 투입 대비 최대 효과를 지향하는 자본주의의 특성상 당연한 겁니다. 많은 분이 말씀하십니다. 스타트업이 SI보다 나아요. 솔루션 회사가 SI보다 나아요. 여기서 잘 생각해봐야 하는 건 세상 모든 일은 장단점이 있는 거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의 성향과 내 성향이 일치하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개발 직무를 떠나서 기획자 등으로 전업하시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스트레스가 굉장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전직하신 분 중에서도..
SI의 가장 큰 장점은 돈 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KOSA 에서 정하는 기술자 평균임금이라는 단가표에 따라 돈을 받습니다. 등급별 표준 임금은 2018년까지 발표하고 2019년부터는 IT 직무별 평균 임금을 발표합니다. 2018년 기준으로 초급기술자는 월평균 4,486,165원, 중급은 4,986,758원, 고급은 6,353,006원, 특급은 8,451,914원입니다. 2020년 기준으로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6,395,094원, SW 아키텍트는 8,132,265원 IT PM은 7,582,109원입니다. 물론 저 금액 전부를 받는 것은 아니고 갑·을·병 정무…. 로 이어지는 하청 구조에서 조금씩 업체가 가져갑니다. 그렇다고 해도 금액 자체가 적지는 않습니다. 돈을 많이 주기 때문에 월화수목금금금..
SI에서만 쓰이는 말로 보도방이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됩니다. 공사 현장에 사람을 파견할 때 인력을 모집하고 건설 현장에 보내주고 중간에 수수료를 받는 곳을 인력사무소라고 합니다. 보도방이란 "개발 관련 직군 인력 중개 사무소" 같은 겁니다. 보도방은 실제로 프로젝트에는 아무 관여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인력을 넣어주고 끝입니다. 보도방에 개발자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업체는 돈을 보도방에 지급합니다. 보도방은 수수료를 떼고 개발자들에게 돈을 지급합니다. 보도방을 나쁘게만 바라볼 건 없습니다. 보도방은 업체들이 개발자를 직접 구하는 수고를 줄여주고 만약 개발자에게 문제가 생겼을 경우 개발자를 교체할 책임도 있습니다. 게다가 직접고용을 할 때 노동법에 따라서 2년 이상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
누구나 깨끗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바랍니다. 꿈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햇빛 들어오고 여유가 있는 자리에서 일하는 건 사실 정상인 거잖아요.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누구나 그런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런 곳에서는 바퀴벌레도 못 살겠는데 싶은 환경일 때도 있습니다. 바닥에서 꼽등이가 나올 것만 같죠. 프로젝트 발주처 혹은 사무실에서 일하면 상대적으로 깔끔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무실이라고 해서 갑사와 같은 사무실을 쓰게 해 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최소한 인간이 있을 수는 있겠구나 싶은 환경입니다. 조금 나쁜 경우는 프로젝트룸 이라고 해서 사방이 막힌 회의실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소한의 환경은 나쁘지 않지만 바람 안 통하고 햇빛이 들지 않아서 비타민 D 부족으로 우울증에 ..
개발자가 안 된다고 말하는데도 윗선에서 강제로 일을 시킨다는 소문도 흉흉합니다. 언제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SI를 하는 다른 사람들도 개발자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직업 때문이라도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훈련된 사람들이죠. SI에서의 업무는 통상 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많이 입니다. 열심히 하거나 조금만 늦게까지 일하면 처리할 수 있는 수준만큼만 할당합니다. 터무니없는 분량을 가지고 와서 막무가내로 내일까지 해놔 이런 말 하면 요즘 사람들 다음날부터 나오지 않아요. 절대 저렇게 하지 않습니다. 옛날 생각에 젖은 관리자가 막무가내로 일을 많이 시키면 가정 있고 프로젝트에서 나가면 갈 곳 없는 가련한 중년들만 남아있습니다. 젊은 사람들 다들 퇴사해 버립니다. 요새는 다들 막무가내식 업무 시키기가 ..
어느 프로젝트에 가든 업무에 특화된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의 특징은 업무는 잘하는데 개발은 못합니다. 아주 오래된 기술을 사용합니다. 중요한 모듈을 몰래 어딘가에 숨겨두기도 합니다. jar로 묶어두는 일도 있고 프로시져 안에 살짝 넣어두는 일도 있습니다. 본인들의 경쟁력이 업무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빼앗기기 싫은 겁니다. 여기까지는 그런가 보다 하는데, 업무에 특화된 분들은 까칠한 경향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물어봐도 잘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냥 차라리 본인이 한다고 하는 경우도 많고요. 무언가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면 밥그릇이 뺏길 걸 걱정하시는 거죠. 그냥 그런가 보다 하세요. 그 업무가 정말 탐이 나는 게 아니라면 까칠하게 구는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스트레스받는 사람이 손해에..